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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새보미야

  • 8월 민둥산
증산초등학교 아래 공영주차장에 차 대고 올라 억새밭 지나고 정상 찍고 돌리네 살펴본 후 발구덕으로 하산하는 루트가 가장 좋은 것 같아요.
가을이 아니어도 예쁩니다.
2024년 8월말 기준
발구덕 쪽 차도 공사 중. 산길 일부 폐쇄되어 자갈 깔린 임도로 이동해야 합니다.
돌리네 오르기 직전 계단 중 새로 설치한 듯한 우측 나무 계단 폭이 너무 좁습니다. 하산할 때 특히 주의가 필요합니다.
  • [마지막] 안나푸르나 가볍게 맛보기, 푼힐 트레킹
안나푸르나 산군의 아름다움을 즐길 수 있는 짧고 쉬운 알짜배기 코스! 긴 트레킹 여행이 부담스럽다면, 먼저 푼힐 트레킹을 경험해 보는 건 어떨까요?
마지막 날

어제 오후엔 흐려서 멋있는 줄도 모르겠더니, 아침에 눈을 뜨니까 풍경이 세상 기가 막히더라고요.
이대로 트레킹을 마쳐야 한다니 너무 아쉬웠어요….
아무튼, 일정은 정해져 있고, 하산을 시작합니다.
숲길에서 우연히 페루에서 온 트레커를 만나 수다를 떨기도 하고, 금세 이번 트레킹의 마지막 마을인 란드룩에 도착했네요.
란드룩은 생각보다 꽤 큰 관광 마을이었습니다.
네팔 현지인들이 여행와 전통의상 기념사진을 찍고, 나귀 체험도 하고요. 포카라까지 어떻게 나가나 걱정했는데, 관광객이 워낙 많아서 아예 오는 순서대로 차곡차곡 지프에 태워 보내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더라고요.
덕분에 편하게 카트만두에서 왔다는 여행객들하고 같은 지프를 타고, 포카라로 복귀! 지프 기사님이 유쾌한 분이라 힌디 노래 빵빵하게 틀고 둠칫둠칫하면서 달렸어요.
원래 버스터미널까지만 데려다 준다는데, 택시 요금 정도를 더 내고 머물고 있던 호텔 앞까지 왔네요.
늦은 점심 먹고, 각자 씻고 짐 정리한 후 다시 가이드 친구랑 만났어요.
너무 고마워서 한국 식당에서 삼겹살 사 먹이기 위해서!
역시 트레킹 마무리는 먹부림이죠.

푼힐 트레킹은 2박 3일 이내의 짧은 일정으로도 안나푸르나의 아름다움을 여실히 만나볼 수 있는 코스예요.
사람들이 워낙 많아 안전하고, 고도가 그리 높지 않아 고산병 염려도 별로 없고요.

시간을 오래 내기 어렵거나 트레킹을 처음 경험하는 사람이라면, 푼힐 트레킹을 추천합니다!
  • [2일차] 안나푸르나 가볍게 맛보기, 푼힐 트레킹
안나푸르나 산군의 아름다움을 즐길 수 있는 짧고 쉬운 알짜배기 코스! 긴 트레킹 여행이 부담스럽다면, 먼저 푼힐 트레킹을 경험해 보는 건 어떨까요?
둘째날

아침 5시 40분에 일어나 푼힐 일출을 보러 출발. 힘들까 봐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쉽고 거리도 짧더라고요. 워낙 일출 산행을 좋아하기도 하고요.

참, 푼힐 입구에서 입장료를 받습니다. 현금을 꼭 준비해야 일출을 볼 수 있어요.

푼힐은 높이 3,210m의 야트막한(?) 언덕입니다. 우리나라에서라면 산이겠지만, 네팔에서 이 정도 높이는 산 축에도 못 끼고 그냥 언덕(hill)인 거죠.
그렇지만 유명한 덴 이유가 있습니다. 다울라기리(8,167m)부터 안나푸르나 남봉과 히운출리, 마차푸차레까지 어마어마한 히말라야 설산의 광경이 파노라마로 펼쳐지더라고요.
일출 직전의 하늘색은 정말, 정말 신비롭고, 점점 햇빛을 받아 붉게 변하는 다울라기리의 절경이란…!
 
그렇지만 사람이 워낙 많아 여운을 즐기기엔 좀 아쉬웠네요.
비수기인데도 이 정도니, 봄가을 성수기 때는 인파가 어마어마할 것 같아요.
그래도 전날 걸으며 만났던 사람들 다시 만나서 인사하는 재미가 쏠쏠했어요. 

전망대 아래의 티 하우스에서 두찌아(밀크티)를 마시고, 표지판 앞에서 인증샷도 야무지게 찍었습니다.
오르락내리락이 반복이라 하산길이라고 하긴 애매하지만, 어쨌든 푼힐을 찍고 내려가는 길! 
왼편에 안나푸르나 남봉을 두고 걷는 풍경이 정말 끝내줘서, 자꾸 발걸음이 느려지더라고요.

둘째날은 타다파니라는 마을에서 묵습니다.
사실 두어 시간만 더 걸으면 차량 운행이 가능한 마을이라 그대로 하산해도 됐는데, 그냥 끝내버리긴 좀 아쉽잖아요.

역시 미리 추천받았던 호텔 매그니피센트에 짐을 풀고, 저녁에는 어제 만났던 네팔인 가족과 다시 만나 같이 럭시를 마시며 춤추고 놀았어요.
사실 원래 이렇게 노는 스타일은 아닌데(…) 언니오빠들이 저를 위해 ‘내 나이가 어때서’를 열창해 주시길래 저도 네팔의 아리랑 급 노래 ‘레썸 삐리리’를 불러 화답하고 나니, 분위기가 어째 그렇게 흐르더라고요.
덕분에 만취해서 잠들었네요.

(※타다파니의 고도는 2,720m 가량으로 고산병 증세가 나타날 수 있으므로 음주는 좋지 않습니다….)
  • [1일차] 안나푸르나 가볍게 맛보기, 푼힐 트레킹
안나푸르나 산군의 아름다움을 즐길 수 있는 짧고 쉬운 알짜배기 코스! 긴 트레킹 여행이 부담스럽다면, 먼저 푼힐 트레킹을 경험해 보는 건 어떨까요?
첫날

보통 ABC 코스는 나야풀이라는 마을을 시작점으로 삼곤 합니다만,
저는 일정 문제 등으로 차량이 갈 수 있는 데까지는 차를 타고 가기로 했어요.

포카라 호텔에서 나야풀까지는 택시로 이동하고, 나야풀에서 번탄티까지는 지프로 이동했습니다.
거친 비포장도로라 엉덩이뼈가 나가는 줄 알았지만, 창밖으로 보이는 고산지대 농촌의 풍경이 정말 멋지더라고요!
시간 여유가 있었다면 마을과 마을 사이를 천천히 걸어 이동했을 텐데요.

사실 번탄티 이전 마을인 울레리까지 버스가 다니고 비용도 훨씬 저렴하지만, 운행 시간을 맞추기 쉽지 않고 승객이 많아 엄청 불편해요.
트레킹 전부터 너무 지쳐버릴 가능성이 높아, 동행을 구해 택시나 지프를 셰어하는 편을 추천합니다.
동행은 포카라의 숙소에서 구할 수 있고, 비수기가 아니라면 나야풀에서도 다른 트레커들과 조인할 수 있어요.
이번 트레킹은 가이드 겸 포터와 단둘이 걷는 여정입니다. 
저는 이미 5박 6일의 마르디 히말 트레킹을 함께한 후라 신뢰가 구축돼 있었지만, 혼자 낯선 사람과 단둘이 걷기엔 불안한 게 사실이죠.
가이드·포터와 단둘이 트레킹을 하다 성희롱을 당했다는 경험담도 많더라고요.
여성 혼자일 경우 유명한 에이전시를 통해 믿을 만한 사람을 소개받거나,
여성들이 운영하는 여행사
3 Sisters (https://www.3sistersadventuretrek.com/) 같은 곳을 이용하는 것도 좋겠습니다.

처음 잠깐은 한국의 산길과 비슷한 느낌이었는데,
걷다 보니 전혀 다르더라고요. 나무는 고흐의 그림처럼 화려하고, 아래 계곡은 저 아래로 깊이가 완전히 달랐어요.
아, 중간에 야생 원숭이도 만났습니다. 깊은 정글엔 호랑이도 있대요.

비수기라고 들었지만 사람들이 많았어요.
푼힐은 네팔에서도 워낙 유명한 관광지라서, 트레킹을 즐기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한 번 쯤 와보게 되는 그런 곳인 것 같아요.
수학여행처럼 단체로 온 학생들도 있더라고요.
덕분에 베테랑 트레커가 된 기분으로 걸었네요.
아침 메뉴가 구룽 브레드라면, 점심 메뉴는 무조건 달밧!
네팔식 백반이라고 생각하면 되는데, 콩 수프(달)와 쌀밥(밧)을 중심으로
볶은 채소(싹)와 반찬(떨까리), 장아찌(어짤) 등이 한 접시에 나와 섞어 먹는 거예요.
집밥이 으레 그렇듯 식당마다 스타일이 달라 매력적이고, 무한 리필(!)도 됩니다.
향신료가 다소 어색할 수 있지만, 네팔 사람들의 주식인 만큼 어디서 주문해도 실패하지 않을 수 있는 메뉴죠.

‘Dal bhat Power 24 Hour’는 트레커들의 모토!
걷는 건 순조로웠는데, 목적지였던 마을 고레파니 입구에서 30분 넘게 붙들려 있었어요. 제 퍼밋에 뭔가 문제가 있었던 거죠.

안나푸르나 산군은 보존구역으로 지정돼있기 때문에, 입산을 하려면 트레킹 보험(?)인 팀스(TIMS, Trekking Information Management System)와 입장 허가증인 퍼밋(Entry Permit)이 필요합니다.
트레킹 코스에는 중간중간 체크포인트가 있어 경찰이 퍼밋을 확인하는데, 문제가 있으면 입산이 거절되거나, 2배의 금액을 내고 현장에서 재구매를 해야 한대요.
(참고: https://www.immigration.gov.np/page/about-trekking-permit)

모든 대화가 네팔어로 이뤄져서 저는 하나도 알아들을 수 없었고,
아시스가 동분서주한 덕분에 여차저차 넘어가게 됐어요.
이래서 가이드가 필요하구나 새삼 소중함을 느꼈습니다….

무사히 고레파니에 입성해, 미리 추천받았던 호텔 스노우랜드에 짐을 풀었어요. 
날이 흐려 풍경은 잘 보이지 않고, 비수기라 숙소엔 저희밖에 없어서 좀 심심하더라고요.

해가 모두 진 저녁에 뒤늦게 네팔인 트레커가 한 팀 도착했어요.
짐 정리하고 내려오자마자 난롯가에 둘러앉아 춤추고 노래하기 시작한 흥겨운 그룹이었는데, 그중 한 부부가 한국에서 12년 정도 일한 경험이 있어서 한국어를 아주 잘하시더라고요.
길에는 우연하고 재밌는 만남이 참 많은 거 같아요.
  • [마지막]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산을 보며, 마르디히말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산, 네팔 사람들이 신성하게 여기는 산, 마차푸차레의 아름다움을 가장 가까이서 느낄 수 있는 마르디 히말 트레킹입니다!
여섯째날

아침을 먹고, 마을 뒤편 언덕에 올랐습니다.
산책 삼아 30분 정도 길을 오르면 티 가든이 나타납니다.
보성처럼 너른 차밭 사이에 사람들이 구룽족 전통의상을 입고 인증샷을 찍고 있더군요.
같이 인증샷 품앗이도 하고, 길에서 만나 친해진 친구들과 안나푸르나를 바라보며 차 한 잔의 여유를 즐겼습니다.
티 가든에서 한참이나 머물다가, 홈스테이 숙소로 돌아와마지막 만찬을 먹었어요.
홈스테이에서 지프를 불러 주어서 다 같이 포카라로 돌아왔죠.

사실 이번 트레킹을 하기 전까지는 마차푸차레라는 산의 이름도 존재도 몰랐어요. 그런데 트레킹을 마치고 나니, 영혼의 일부를 마차푸차레가 선명히 보이는 어딘가에 두고 온 느낌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산과 일출을 맞이하고 싶다면, 마르디 히말 트레킹을 추천할게요!
  • [5일차]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산을 보며, 마르디히말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산, 네팔 사람들이 신성하게 여기는 산, 마차푸차레의 아름다움을 가장 가까이서 느낄 수 있는 마르디 히말 트레킹입니다!
5일차

겨우 며칠이 지났을 뿐인데 함께 걸었던 사람들과 몹시 친해진 것 같아요.
출발 전 새삼스레 발 인증사진도 찍고 힘차게 하루를 시작해 봅니다.
마지막 밤은 보통의 트레킹 코스에서 벗어나,
홈스테이 마을에서 머물기로 했어요.
현지 마을 사람들이 오가는 길은 트레킹 코스처럼 널찍하게 정비되어 있지 않고 안내판도 없는 탓에, 가이드의 역량이 중요합니다.

지금까지가 트레커들을 위해 만들어진 여행지였다면,
오늘은 정말 산기슭의 농촌 마을을 지나는 느낌이었어요.
산을 넘고 골짜기 사이로 난 출렁다리를 건너, 계단식 논과 우리네 너와집이 떠오르는 전통가옥, 곳곳에서 마주치게 되는 사람들이 모두 너무 반가웠습니다.
사실 가장 강행군을 한 날이기도 해요.
가파른 내리막이 계속 이어지고, 가장 먼 거리를 이동해야 하다 보니 마음이 급했거든요.
결국 저는 두 번이나 넘어졌고, 이집트 친구도 넘어지며 무릎을 다쳤습니다.
점심 시간을 포함해 9시간 가까이 꼬박 걷고 나니, 목적지에 도착했을 때는 다리가 후들거리며 잘 움직이지 않을 지경이었어요.
르왕 홈스테이 마을은 네팔 현지인들에게도 힐링 여행지로 유명한 시골 마을입니다.
그래서인지 관광객이 꽤 많더라고요. 짐을 풀고, 직접 데워주신 물 한 동이로 샤워를 하고, 부엌에서 할머니들이 요리하는 모습을 구경하다 그대로 바닥에 앉아 저녁을 먹었습니다.

마을이 어째 북적인다 했더니, 인기 영화의 후속편을 촬영하는 중이었어요.
우리 홈스테이의 마당에서는 주인공 배우가 영화에 나올 춤을 연습하고 있더군요. 재미있는 경험입니다.
  • [4일차]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산을 보며, 마르디히말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산, 네팔 사람들이 신성하게 여기는 산, 마차푸차레의 아름다움을 가장 가까이서 느낄 수 있는 마르디 히말 트레킹입니다!
넷째날

마르디 히말 뷰포인트에서 일출을 보기 위해 새벽 4시 50분에
롯지에서 출발했습니다.
롯지 사장님의 말처럼 맑은 밤하늘에 별이 총총 떠있고,
새벽의 마차푸차레는 더없이 장엄하더군요.
정말… 힘들었습니다. 숨이 몹시 차고, 머리가 몽롱했어요.
잘 걷는 사람들은 앞서가고, 가이드 겸 포터 친구가 제 뒤에서
묵묵히 지켜주듯 따라와 주었습니다. 혼자였다면 정말 힘들었을 거예요.

그리고 일출 산행이 늘 그렇듯, 엄청나게 멋진 순간이 기다리고 있었죠.
꼬박 2시간이 걸려 마르디 히말 뷰포인트에 도착했을 때 가슴을 채우는
그 만족감이란!

뷰포인트에는 허름한 산막들이 몇 개 있는데, 모두 티 하우스입니다.
우리가 묵은 피쉬테일 게스트하우스의 사장님은 분명 우리보다
늦게 출발했는데 이미 도착해서 찻물을 끓이고 계시더군요.
지름길이 있대요. 핫초코를 사 마시고 간식을 나눠 먹었습니다.

하이 캠프에 단체 여행객들이 많이 묵고 있어 혼잡을 걱정했는데,
뷰포인트에 오른 것은 엊저녁 같은 롯지에 묵은 여섯 명이 전부였죠.
이윽고 해가 떠올랐고…
일출 즈음의 순간들에 대해서는 어떻게 말로 표현할 수가 없겠네요.
마르디 히말 트레킹은 고도 4,200m의 마르디 히말 뷰포인트나
고도 4,700m의 마르디 히말 베이스캠프를 찍고 돌아오는 코스입니다.

베이스캠프까지 올라갈까 말까 고민했지만, 산불 연기가 서서히
올라오기 시작해 내려가기로 결정했어요.
베이스캠프에서는 마르디 히말 정상에 가려 정작 마차푸차레가
잘 안 보인다고도 하더라고요.

다음을 기약하며 아쉬움을 남겨두는 것도 좋겠죠.
하이 캠프의 롯지에서 아침을 먹고 짐을 챙겨,
이제 하산 시작입니다.
내리막은 그리 힘들지 않고, 다시 로우 캠프에서 하룻밤입니다.
또 마차푸차레 삼자나 롯지예요.
목적을 달성하고 하산하는 길은 행복하기도 하고, 긴장도 다소 풀리고,
이상한 기분입니다.
올라올 때와 같은 숙소인데 전혀 달라진 기분도 신기하고요.

마침 지인의 네팔 친구가 인솔해 온 그룹도 같은 롯지에서 묵어,
간만에 북적이는 분위기가 됐습니다.
즐겁게 웃고 떠들며 수수로 만들었다는 네팔 술, 럭시도 한잔했어요.
아름다운 밤입니다.
  • [3일차]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산을 보며, 마르디히말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산, 네팔 사람들이 신성하게 여기는 산, 마차푸차레의 아름다움을 가장 가까이서 느낄 수 있는 마르디 히말 트레킹입니다!
셋째날

로우 캠프부터는 마르디 히말 트레킹의 진가가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산으로 손꼽히는,
힌두교의 시바 신에게 봉헌된 신성한 산,
마차푸차레를 내내 마주하며 걸을 수 있기 때문이죠.
높은 능선과 낭떠러지 같은 가파른 경사 옆으로 이어지는 길은
너무 아름다워서, 힘들지도 않았습니다.
때때로 짐을 실은 나귀가 종소리를 울리며 지나가고요.
곳곳에서 산불이 일어 연기가 자욱해 마차푸차레가 제대로 보이지 않아 아쉬웠는데, 그럼에도 정말 멋진 여정이었어요.
목적지인 하이 캠프에는 금세 도착했습니다.
마르디 히말 트레킹의 마지막 마을이에요. 해발고도 3,900m로 제법 높은데, 실제로 걷는 동안 종종 가슴이 답답하거나 정신이 아득해지곤 했죠.
체온 유지를 위해 머리 감기와 샤워도 삼가는 것이 좋다고 해서,
씻지 않고 물티슈로 대강 몸을 닦아냈습니다.
숙소는 피쉬테일 게스트하우스.
일찍 도착한 탓에 특별히 할 것이 없어, 천천히 돌아다니며
다른 롯지를 구경했습니다.
나귀, 개와 함께 앉아있기도 하고, 헬리콥터 착륙장에서
근사한 일몰을 보기도 했어요.
다만 저녁에는 산불 연기가 너무 심해져서 공기가 매캐할 지경이더군요.
롯지 사장님의 설명으로는, 누군가 가축을 먹이기 위해 불을 놓은 것이
실수로 걷잡을 수 없이 퍼진 것 같다고 합니다.
지금은 연기가 자욱하지만, 새벽녘이 되면 바람이 아래 방향으로 불어
깨끗하게 걷힐 것이라고 하네요.
겨울엔 대부분 날씨가 좋대요.
  • [2일차]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산을 보며, 마르디히말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산, 네팔 사람들이 신성하게 여기는 산, 마차푸차레의 아름다움을 가장 가까이서 느낄 수 있는 마르디 히말 트레킹입니다!
둘째날

일찍 일어나 롯지의 마당에서 일출을 봤습니다.
보름 무렵이라 서쪽으로는 아직 달이 지지 않았고,
떠오르는 햇살 아래 펼쳐진 동쪽의 풍경은 진경산수화를 보는 것 같아요.
롯지의 식사 메뉴는 다양한데, 아침 식사로는 구룽 브레드에
달걀 요리, 혹은 수프 종류를 추천합니다.
구룽 브레드(티베탄 브레드)는 히말라야 인근 민족들이 먹는 빵으로,
쫀득하고 담백해 아주 맛있어요.
꿀을 발라 먹으면 금상첨화!
어젯밤 같은 숙소에서 묵어 친해진 이집트인 트레커도 합류해,
일행은 총 네 명이 되었습니다.
날씨는 여전히 좋고, 중간중간 설산이 나타나는 숲길은 정말 아름다워요.

점심은 포레스트 캠프의 호텔 그린란드라는 롯지에서 먹었습니다.
특별한 정보 없이 간 거였는데, 우리 팀의 가이드 겸 포터와 
등학교 동창이 일하고 있더라고요.
새삼 세상 참 좁습니다
오늘은 꽤 오랜 시간을 걸어, 로우 캠프의 마차푸차레 삼자나 롯지에
짐을 풀었습니다. 해발고도가 2,995m라 슬슬 고산병이 염려되는 시점이에요.

고산병은 높은 고도에서 기압이 낮아지고 산소가 부족해지며 나타나는
신체 증상입니다. 보통 2,400m 이상에서부터 나타난다고 하는데,
어지럼증·두통·답답함·식욕감퇴·구토·수면장애 등의 증상을 보인다고 해요.
발병에는 나이나 신체적 강건함이 큰 의미가 없고,
개개인마다 양상이 달라 예측할 수도 없습니다.

저는 특별한 이상은 없었지만 저녁 식사를 하며 혈중산소포화도를
측정해 보니 80%로 떨어져 있더라고요.

고산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천천히 이동해 몸이 고도에 적응할 수 있도록 하고, 탈수를 예방하기 위해 수분 섭취를 늘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심한 신체활동은 자제하되 혈액순환이 되도록 너무 누워있기보다는
천천히 움직여야 한다고 하더군요.
고산병은 폐부종이나 뇌부종으로 사망에 이를 수도 있는 위험한 병이므로,
증세가 심할 경우엔 즉시 하산해야 합니다.
무리하지 않고 가이드의 판단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 최선이겠죠.

고산병 약으로는 비아그라(실데나필)과 아세타졸(아세타졸아마이드)가
주로 추천됩니다. 비아그라는 혈관 확장 효과로 산소 공급이 원활해져
고산병 증세가 나타난 이후에 복용하면 효과가 있다고 하고,
아세타졸아마이드는 안압을 낮춰주는 약으로 이뇨 작용을 하기 때문에
전날 미리 복용하면 예방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둘 다 병원에서 처방받아야 하는데, 오프라벨(허가 용도 외 처방)이므로
보험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비아그라가 너무 비싸서 아세타졸만 처방받아 가져갔는데, 특별히 이상을 못 느껴 하나도 복용하진 않았습니다.
샤워를 하고, 빨래를 하고, 일몰을 보고, 저녁을 먹고, 월출도 봤습니다.
잠들기 전까지는 무조건 식당에 머물러요.
고도가 높아지며 제법 기온이 떨어지는데, 객실은 보일러가 없어 정말 춥거든요.
식당의 난로 하나가 난방 시설의 전부라서, 난롯가에서 최대한
늦게까지 버티다 침낭에 쏙 들어가 바로 잠드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그렇지만, 잠은 잘 못 잤네요. 9시에 누웠는데 5시간 넘게
정신이 너무 말똥말똥하더라고요.
불면증도 고산병 증세 중 하나라고 합니다.
또 겨우 잠든 새벽녘엔, 같은 객실에 묵은 이집트 친구가 추위 때문에
오들오들 떨며 계속 앓는 소리를 냈어요.
결국 핫팩을 쥐어주고서야 겨우 잠들 수 있었죠.
  • [1일차]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산을 보며, 마르디히말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산, 네팔 사람들이 신성하게 여기는 산, 마차푸차레의 아름다움을 가장 가까이서 느낄 수 있는 마르디 히말 트레킹입니다!
네팔에서 만난 사람들은 모두 약속이나 한 듯
“네팔에 몇 번째예요?”라고 묻더군요.
한 번도 안 온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온 사람은 없다면서요.

세계의 지붕이라 불리는 히말라야의 나라답게,
네팔을 찾는 여행객 대부분은 트레커들입니다.
8,000m의 산마루를 등정하진 못하더라도 트레킹을 통해
산의 아름다움을 충분히 마주할 수 있으니까요.
네팔의 여러 트레킹 코스 중에서도 가장 사랑받는 것이 바로
안나푸르나 트레킹이에요.
비교적 걷기 쉽고, 접근성이 좋거든요.
안나푸르나 트레킹의 베이스캠프(?)가 되는 곳이 안나푸르나 산군
바로 아래에 있는 휴양 도시, 포카라입니다.
도심의 호텔에 머물며 준비를 하고, 짐을 맡긴 후 며칠 동안
산중으로 트레킹을 다녀오면 편하죠.

안나푸르나 트레킹 코스는 굉장히 다양합니다.
안나푸르나 베이스 캠프(ABC)를 찍고 돌아오는
ABC 트레킹이라든지, 산군을 둘러 걷는 서킷 트레킹이 가장 유명해요.

역사가 오래되고 워낙 유명한 지역인지라 코스를 따라 롯지(산장)가
잘 갖춰져 있어, 일정과 컨디션에 따라 다양한 루트를 즐길 수 있습니다.

저는 원래 서킷 트레킹을 할 생각이었는데, 갑작스러운 폭설과
영하 20도의 이상 기온으로 급 계획을 변경해
마르디 히말 트레킹을 떠나기로 했어요.
첫날

출발점인 마을 칸데까지는 택시를 타고 이동했습니다.
네팔의 택시는 가격이 천차만별이라 네고 능력이 중요한데,
저는 운 좋게도 포카라에 도착한 첫날 처음 만난 택시 기사님이
정말 좋은 분이었어요.
연락처를 받아 포카라에 머무는 내내 계속 그분의 택시를 이용했죠.
(연락처 필요하시면 연락 주세요★ 알려드릴게요!)
이번 트레킹은 여정을 기획한 지인과 저, 가이드 겸 포터까지
셋이 함께 출발하게 됐어요.

네팔에는 트레킹 코스에서 길을 안내하는 가이드와
짐을 지는 포터가 있습니다. 단독 트레킹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여러모로 함께하는 편이 좋아요.
가장 큰 이유는 안전 때문입니다. 혼자 트레킹을 하다
실종·사망하는 일이 매년 발생하기도 하고,
돌발 상황에 대처할 때 네팔어 소통이 필요하기 때문이죠.

개인적으로는 현지 문화를 이해하기 위해서나,
현지에서 관련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위해서나, 자격을 갖춘
가이드·포터를 고용하는 편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또 네팔에서는 외국인 여행객에게 더 비싼 요금을 책정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경우에 따라서는 혼자 여행하는 것이 더 비쌀 수도 있고요.
서양 트레커들은 대부분 길만 안내해 주는 가이드를,
한국 트레커들은 길도 안내하고 짐도 지는 가이드 겸 포터를
고용하는 듯합니다.

그래서 초반에는 길에 집중을 거의 하지 못했어요.
누군가 내 짐을 대신 져 주는 경험이 처음인 데다,
지운 짐이 너무 무거워서 몹시 미안하고 마음이 불편하더라고요.
곧 오스트레일리안 캠프에 도착했어요.
트레킹 코스를 따라가다 보면 곳곳에 롯지(산장)가 있는데,
이곳들이 바로 숙소 겸 식당입니다.
멀리 설산을 배경으로 점심 식사를 하면서 비로소 히말라야 트레킹을
하고 있다는 게 실감나더군요.

아, 그리고 롯지에서 주문과 서빙, 계산은 모두 가이드·포터가
도맡아 처리합니다. 이것도 매우 부담스러웠는데, 지인 말로는
이렇게 일을 거듦으로써 가이드·포터가 롯지에서 숙박과 식사를
저렴하게 해결할 수 있는 거라고 하더군요.
성수기에 트레커가 몰릴 경우 더 원활하기도 하고요.
오랜 기간 구축되어 온 시스템이라고는 하지만,
모종의 황송함은 쉽게 사라지지 않습니다.
네팔에 십수 차례 왔다는 베테랑 트레커를 우연히 만나
롯지를 추천받았습니다. 괜찮은 롯지가 생각보다 드물거든요.
교통이 불편해 물자가 도착하기 어려운 데다,
안나푸르나 보존 구역이라 개발이 제한적이기 때문입니다.
높은 지대로 올라갈수록 점점 시설이나 식단이 열악해져서,
뜨거운 물 샤워나 전기, 와이파이, 장작 등에 추가 비용을 요구하는 곳도 많아요.

아무튼 첫날은 몸을 푸는 정도만 걷고, 피탐 데우랄리라는
마을의 뉴 랄리구란스 게스트하우스에서 묵기로 합니다.
랄리구란스(랄리구라스)는 고산지대에만 피는 꽃으로,
네팔의 국화라고 하네요. 아쉽게도 겨울이라 실물은 보지 못했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