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일지





[2일차]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산을 보며, 마르디히말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산, 네팔 사람들이 신성하게 여기는 산, 마차푸차레의 아름다움을 가장 가까이서 느낄 수 있는 마르디 히말 트레킹입니다! 둘째날 일찍 일어나 롯지의 마당에서 일출을 봤습니다. 보름 무렵이라 서쪽으로는 아직 달이 지지 않았고, 떠오르는 햇살 아래 펼쳐진 동쪽의 풍경은 진경산수화를 보는 것 같아요. 롯지의 식사 메뉴는 다양한데, 아침 식사로는 구룽 브레드에 달걀 요리, 혹은 수프 종류를 추천합니다. 구룽 브레드(티베탄 브레드)는 히말라야 인근 민족들이 먹는 빵으로, 쫀득하고 담백해 아주 맛있어요. 꿀을 발라 먹으면 금상첨화! 어젯밤 같은 숙소에서 묵어 친해진 이집트인 트레커도 합류해, 일행은 총 네 명이 되었습니다. 날씨는 여전히 좋고, 중간중간 설산이 나타나는 숲길은 정말 아름다워요. 점심은 포레스트 캠프의 호텔 그린란드라는 롯지에서 먹었습니다. 특별한 정보 없이 간 거였는데, 우리 팀의 가이드 겸 포터와 등학교 동창이 일하고 있더라고요. 새삼 세상 참 좁습니다 오늘은 꽤 오랜 시간을 걸어, 로우 캠프의 마차푸차레 삼자나 롯지에 짐을 풀었습니다. 해발고도가 2,995m라 슬슬 고산병이 염려되는 시점이에요. 고산병은 높은 고도에서 기압이 낮아지고 산소가 부족해지며 나타나는 신체 증상입니다. 보통 2,400m 이상에서부터 나타난다고 하는데, 어지럼증·두통·답답함·식욕감퇴·구토·수면장애 등의 증상을 보인다고 해요. 발병에는 나이나 신체적 강건함이 큰 의미가 없고, 개개인마다 양상이 달라 예측할 수도 없습니다. 저는 특별한 이상은 없었지만 저녁 식사를 하며 혈중산소포화도를 측정해 보니 80%로 떨어져 있더라고요. 고산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천천히 이동해 몸이 고도에 적응할 수 있도록 하고, 탈수를 예방하기 위해 수분 섭취를 늘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심한 신체활동은 자제하되 혈액순환이 되도록 너무 누워있기보다는 천천히 움직여야 한다고 하더군요. 고산병은 폐부종이나 뇌부종으로 사망에 이를 수도 있는 위험한 병이므로, 증세가 심할 경우엔 즉시 하산해야 합니다. 무리하지 않고 가이드의 판단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 최선이겠죠. 고산병 약으로는 비아그라(실데나필)과 아세타졸(아세타졸아마이드)가 주로 추천됩니다. 비아그라는 혈관 확장 효과로 산소 공급이 원활해져 고산병 증세가 나타난 이후에 복용하면 효과가 있다고 하고, 아세타졸아마이드는 안압을 낮춰주는 약으로 이뇨 작용을 하기 때문에 전날 미리 복용하면 예방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둘 다 병원에서 처방받아야 하는데, 오프라벨(허가 용도 외 처방)이므로 보험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비아그라가 너무 비싸서 아세타졸만 처방받아 가져갔는데, 특별히 이상을 못 느껴 하나도 복용하진 않았습니다. 샤워를 하고, 빨래를 하고, 일몰을 보고, 저녁을 먹고, 월출도 봤습니다. 잠들기 전까지는 무조건 식당에 머물러요. 고도가 높아지며 제법 기온이 떨어지는데, 객실은 보일러가 없어 정말 춥거든요. 식당의 난로 하나가 난방 시설의 전부라서, 난롯가에서 최대한 늦게까지 버티다 침낭에 쏙 들어가 바로 잠드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그렇지만, 잠은 잘 못 잤네요. 9시에 누웠는데 5시간 넘게 정신이 너무 말똥말똥하더라고요. 불면증도 고산병 증세 중 하나라고 합니다. 또 겨우 잠든 새벽녘엔, 같은 객실에 묵은 이집트 친구가 추위 때문에 오들오들 떨며 계속 앓는 소리를 냈어요. 결국 핫팩을 쥐어주고서야 겨우 잠들 수 있었죠.
산행일자
2023년 1월 7일 오전 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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