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일지





이끼폭포, 계곡, 숲. 여름 1티어. 취향저격하는 정선 가리왕산 산행시간이 길어요. 체력관리, 수분보충에 신경써주세요. (티맵기준) 장구목이골 진입로 네비찍고 출발 고고고~~~ 이름부터가 범상치 않은, 처음 등산이란걸 시작할 때부터 먼가 두려움 반, 호기심 반으로 기대해왔던 그 산.. 가리왕산에 갑니다. 주차장이 따로 없는 걸 알고 있기에 서둘러 출발합니다. 가는 내내 마음이 설레이네요. 갓길주차를 하고 산행을 시작합니다. 들머리 바로 옆에 있는 계곡부터가 심상치 않은 풍경을 보여주네요.. 허허 계곡을 따라 좁은 길이 이어집니다. 계곡은 안보이고 물소리만 들리니 먼가 감질납니다. 출발하고 얼마 지나지도 않았는데.. 벌써 핸드폰은 불통이군요.. 간간히 멀리 보이긴 해도.. 거의 소리만 들려주던 계곡이 드디어 슬슬 눈앞에 나타납니다. 9개의 폭포가 있다던데.. 저녀석도 그 중 하나인가.. 유튜브나 인스타에서 많이 보던 다리입니다. 방태산에서도 저렇게 생긴 다리를 봤었는데.. 이런 원시느낌 나는 산은 저런 다리가 정말 잘 어울리는 거 같아요. 다리를 건너면서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자리를 옮긴 계곡을 따라 좁은 숲길을 걸어갑니다. `울창하다`라는 단어는 이럴 때 쓰는 거구나 싶은.. 그런 길입니다. 드디어 슬슬 폭폭인가 싶었는데.. 요 녀석이 벌써 5폭포군요. (지금까지 봤던 멋진 폭포들이 1~4폭포였나 봅니다.) 이끼 가득한 바위 사이로 시원스레 흘러 내리는 계곡물.. 멍하니 한참을 봐도 질리지가 않습니다. 더 올라가 볼까요.. 여기는 6폭포군요.. 이끼와 폭포가 이렇게 잘 어울릴 거라고는 생각을 못헀는데.. 기대했던 것 보다 훨씬 좋습니다. 계속해서 7폭포. 슬쩍 손을 한번 담궈봅니다. 오~~ 정말 차갑네요.. 발이라도 담그고 싶지만.. 아직은 갈 길이.. 통화가능 장소.. 재미있네요 ㅋㅋ. 보통 휴대폰이 잘 안터지는 구역이 있는데... 여기는 안터지는 게 기본값이고.. 이렇게 휴대폰이 되는 장소를 알려주는 군요.. 계속해서 8폭포입니다. 이제 질릴 법도 한데.. 봐도 봐도 좋네요. 토템을 만들려 했던 건가.. 아니면 움막 같은 거를 만들려고 했나 싶은 생각이 들게 나무들이 엮여 있습니다. 동물 사체같은 게 하나 걸려 있으면 좀 호러한 분위기가 되겠는데요. 드디어 마지막 9폭포. 9폭포 앞에는 등산객 두분이 먼가를 드시면서 폭포를 즐기고 계시네요.. 이따 내려올 때 나도 저 자리에서 폭멍이나 때릴까.. 터미네이터2의 액체 로봇을 보는 듯한.. 링의 괴소녀가 나무에서 튀어 나오는 듯한 모습의 나무도 있네요.. 작은 공터가 나오고. 한쪽을 둘러싸고 있는 바위들에 이끼들이 가득 자라있습니다. 한때는 이끼를 보면 좀 징그럽고 싫었는데... 산을 다닐수록 이끼가 좋아져요... 먼가 신비로운 느낌이 듭니다. 공터를 지나면서 부터.. 계곡은 더이상 따라오지 않습니다. 이제 슬슬 경사를 올려야 할 때인가 봅니다. 급경사 오르막길이 이어집니다. 하긴.. 1500이 넘는 산을 올라가려면 슬슬 발동을 걸긴 걸어야지요. 계단이 끝나는 곳에 임도길이 있습니다. 얼추 여기까지가 1페이즈~ 계곡페이즈 쯤 되겠네요. 이제 정말 사뭇 진지한 오르막길이 이어집니다. 역시 만만한 산은 아니군요.. 숨은 턱끝까지 차고 허벅지는 뻐근해져 오는데.. 앞에서 견공과 함께 등산객 한분이 내려오시네요.. 산에서 개를 본 게 처음은 아니지만.. 저렇게 자기 짐까지 지고 본격적으로 등산하는 녀석은 첨이네요. 갖고 싶다 요녀석... 귀여운 견공의 모습에 힘을 얻어 계속 올라봅니다. 오.. 저 나무는 바위 위에서도 멋지게 자랐네요.. 장관입니다. 또 한곳의 통화 가능 장소를 지나.. 이번에는 주인 품에 안겨 내려오는 팔자 좋은 견공을 만납니다. 허허.. 이거 완전 개판.. 아.. 아닙니다. 방태산에서도 느꼈던.. 하지만 그것과는 약간은 다른.. 숲이 살아있는 느낌이랄까.. 먼가 중압감 가득하면서도 친근한 느낌이 드는.. 정말 좋은 느낌의 숲이 이어집니다. 거기에 급경사는 덤이구요... 산에서 쉬더라도. 어지간하면 배낭을 내려놓지 않는데.. 아.. 결국 배낭을 내려놓게 만듭니다. 아침을 조금 더 든든하게 먹을 걸 그럤나 하는 후회도 들고.. 삼각김밥 하나를 먹으며 잠시 숨을 돌립니다. 산은 정말이지 좋은데.. 정말정말 좋은데.. 많이 힘드네요.. 가리왕산 1.1km. 조금 더 힘을 내야겠습니다. 근데.. 슬슬 곰탕이 기운이 느껴지네요 ㅋㅋ... 물안개 가득한 게.. 신비한 분위기를 한껏 살려줘서 어울리고 좋긴 한데.. 이러면.. 곰탕입니다. 흠.. 머 곰탕은 곰탕이고.. 지금은 분위기 좋네요.. 정상까지 0.7km.. 그러고보니 어느샌가 길은 조금 수월해졌네요.. 아까 그 돌계단같은 구간이 하이라이트 였나 보군요. 살아서 천년, 죽어서 천년이라는 주목 앞에 섭니다. 지금까지 본 주목은 다 죽어서 천년 쪽이었던 거 같은데.. 다 말라 비틀어졌지만 먼가 꼬장함이 살아 있는... 이 녀석은 짱짱하고 젊은 기운을 보여주네요.. 독특하게 생긴 나무들을 많이 볼 수 있는 게, 가리왕산의 또다른 매력인 것 같습니다. 쉬어가기 좋게 넓게 자리를 잡은 나무 앞에 정상삼거리 이정표가 나타납니다. 이제 정말 정상이 멀지 않았습니다. 사람한명 간신히 지나가기도 힘든 좁은 숲길을 지나 정상을 만나러 갑니다. 정상의 심술을 부리는 건지 빗방울도 흩날리기 시작합니다. 정상입니다. 꼭 물고기처럼 생긴 정상석... 반갑다 요녀석아~~ 근데.. 사진에서 보던 정상석들은 한자로 가리왕산이라고 적혀있었는데.. 너 근무한지 얼마 안되는 모양이구나.. ^^.. 힘들었던 만큼 뿌듯함도 배가 되네요.. 곰탕이면 어떻습니까.. 지금까지 계곡, 폭포, 숲.. 모든 것이 다 취향저격하는.. 정말 정말 마음에 쏙 드는 여정이었는데.. 인증을 위한 사진을 찍고 BAC100명산 76번째 인증을 합니다. 빗방울도 조금씩 날리고 바람도 많이 불어 살짝 춥네요.. 바람막이를 꺼내입고.. 처음 사본 편의점 햄버거를 먹습니다. 흠.. 이것도 그럭저럭 먹을만 하네요. 차마 떨어지지 않는 발길을 돌려 하산합니다. 정말이지.. 오늘부터 넌 내 두번째 최애산이다~~ 폭포도 다시한번 감상하고.. 오늘도 안전하산.. 여름이 가기 전에 다시 오고 싶긴 한데... 너무 멀어서 그게 가능할지는 모르겠다.. 늦으면 내년 여름에 다시 봐야 할는지도.. 잘지내 그때까지~~
산행일자
2024년 7월 14일 오전 6:30
등산코스
더보기소요시간
- 등산
3시간
- 하산
2시간 30분
- 등산
난이도
어려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