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일지





초대형과 여덟명의 거인같은, 진격의 봉우리. 진안 구봉산 구봉산의 시작은 8봉부터에요.. 긴장을 늦추지 말도록 해요. 장갑이 있으면 좋지만 필수는 아닌 듯 해요.. 의외로 스틱이 도움이 많이 되니 스틱도 들고 가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티맵기준) 구봉산 제2주차장 네비찍고 출발 고고고~~~ 오늘 등산지는 전북 진안.. 주차장은 꽤 넓은 편입니다. 화장실도 잘 되어있습니다. 동쪽 하늘이 슬슬 붉어지는 게, 곧 해가 뜨려나 봐요. 등산로입구 안내판을 잘 따라가면 금방 들머리를 볼 수 있습니다. 너무 이른 시간이라 그런가.. 약간 어두운 게.. 초입부가.. 좀 무서워요.. 왜지.. 늘 혼자다니고.. 이보다 빨리 온 적도 많은데... 오늘따라 이상하네.. 먼가 공간감이 다르다고 해야 하나.. 사진에 잘 표현이 안되는 게 아쉬운데.. 커다란 강당이나.. 성당같은.. 천장이 높은 공간에 들어갔을 때 느껴지는 그런 느낌이랄까요.. 기분 탓인가... 여튼.. 급경사입니다. 초장부터 찐이네요. 들머리 이후 처음 만나는 이정표, 쉼터를 지나고도 기강잡는 듯한 급경사는 계속 이어집니다. 그래.. 잡념을 쫓는 데는 몸힘든 게 쵝오다 그래.. 계단 중간참에 있는 작은 전망대 겸 쉼터에서 구봉산의 랜드마크.. 구름다리가 잘 보이네요. 뒤쪽으론 운해도 살짝 멋있게 드리워져 있습니다. 1봉쪽으로 길이 갈라지는 이정표 앞입니다. 내리막길이 꽤 거칠어 망설여지지만.. 100미터면 코앞이니.. 들렀다 가야겠습니다. 여긴 무조건 들러야 하는 곳이군요.. 앵간한 1봉들이 다 그러하듯.. 맨 가장자리라.. 걸그치는 거 없는 깨끗한 뷰.. 오늘 운해가 먼가 심상치가 않네요.. 왠지 가슴이 설렙니다. 다시 아까의 이정표까지 돌아옵니다. 2봉으로 올라갑니다. 봉우리를 두른 짧은 계단을 오르고 바로 2봉이네요.. 난간만 보고 가면 지나치기 쉽상일 거 같습니다. 계단이 끝나면, 왼쪽으로 보이는 돌탑 옆에 2봉 정상석이 있습니다. 난간 잡고 바위를 오르고 나면.. 아주 짧은 능선길 후 바로 3봉.. 봉우리 봉우리.. 역시나 오르막만 있진 않네요 ㅋ. 한번 시원하게 계단을 내려갔다가.. 열심히 열심히 계단을 오르고 나면.. 구름정이 보입니다. 구름정 앞에 4봉 정상석이 보이는군요.. 구름정 2층에서 보이는 풍경이.. 아.. 예술입니다. 역시나 오늘 운해가 장난이 아니군요.. 뒤쪽으로는 유명한 구름다리가 보입니다. 슬슬 구름다리를 건너볼까요. 혼자 산행을 하면.. 다리에서 항상 아쉬워요.. 누군가 사진을 찍어줘야 예쁘게 나오는데.. 건너온 4봉 뒤편으로 보이는 운해가 장관입니다. 눈이 호강하네요. 아이고.. 6봉까지는 꽤 긴 계단을 거쳐야 하는군요.. 오르막 내리막.. 드디어 6봉.. 뒤돌아본 5봉이 스킨헤드를 보는 것 같아 살짝 재밌습니다. 그러고보니 5봉 정상석은 못보고 지나쳐 온 듯 하네요.. 다시 7봉으로 가봅니다. 7봉도 두르고 있는 계단이 상당한데요.. 역시 옆에서 보는 계단과 밑에서 보는 계단은 많이 달라요.. 새삼 아까 그 다리가 얼마나 고마운지.. 힘겹게 오르고 오르고... 계단을 다 오르고... 보여야 할 정상석이 보이질 않네요.. 요긴가.. 하고.. 왔던 길 쪽 방향의 봉우리를 뒤져봅니다. ㅋㅋ 저같은 사람들이 꽤 계셨나 보군요.. 해발 762라고 적힌 돌이 있어요 ㅋ.. 정상석은 계단에서 그대로 직진. .봉우리를 살짝 돌아.. 튀어나온 바위 위에 있습니다. 8봉까지는 작은 다리가 하나 놓여 있군요.. 이런 감사할 일이.. 8봉까지 열심히 계단을 올라갑니다. 8봉은 정상석이 없는 건지.. 아니면 여기가 아닌 건지.. 아쉬운 마음에 매직으로 8봉 이라고 적은 작은 돌탑이 있는 걸 봐서는 8봉은 맞는 거 같은데... 그나저나.. 설마 저 앞에 저 녀석이 9봉인가.. 어허.. 이건 장난이 좀 심하잖소!!! 일단 계단을 내려가봅니다. 어허.. 그나저나.. 어디까지 내려갈 셈이얏!!! 조릿대 사이의 작은 길을 지나 이정표 앞.. 맞군요.. 애써 현실을 부정해 봤지만.. 앞에 있는 덩치 녀석이 9봉, 정상 천왕봉이군요.. 허허.. 8개의 봉우리를 타느라 누적된 피로감이 한꺼번에 몰려오네요.. 아니기를 바랬어.. 옆산이었다고 해죠.... 솟구치는 욕을 어금니로 꽉 깨물어 삼키고.. 묵묵히 올라갑니다. 달리 방법이 없자나요 ㅠㅜ 이정표에 적힌, 그러나 봉우리 높이를 이미 본 후라.. 절대 믿어지지는 않는.. 정상 0.5km가 구라가 아니기를 빌 뿐.. 전망대가 나타납니다. 다리는 심히 괴롭지만... 지금까지 넘어온 여덟개의 봉우리가 가지런히 서있는 풍경이.. 왜 이렇게 멋지다니.. 그리고 그 뒤로 장엄한 운해까지.. 왠지 진격의 거인에 나오는 거인의 벽처럼 보이는 건 기분 탓인가... 이제 마지막 힘을 짜내서 정상으로 올라가려는 데.. 머야.. 내리막 실화냐 이거? 아.. 구봉산 선생님.. 유머 감각이 정말... 엘레강스 하시네요 ㅠㅜ 정상 0.1km 이정표.. 지금까지 400미터 왔다고? 진짜... 이정표 뒤.. 지금까지 무슨 일 있었냐는 듯한 뻔뻔한 능선길이 짧게 이어지고... 드디어 천왕봉.. 정상입니다. 아고.. 힘들었다 정말.. 이제 인증을 위한 사진을 찍습니다. 2024하이킹6k 33번째, 블야100명산 69번째 인증 성공이네요. 여기까지 오느라 정말 힘들었지만... 그 모든 걸.. 한방에 잊게 해주는 운해네요.. 말이 필요없는 경치입니다. 정상석 반대쪽으로는 민주지산과 덕유산이 보입니다. (사실 전 봐도 잘 모르겠고.. 안내판이 알려줍디다.) 이쪽도 정말 딱 취향저격하는 풍경입니다.. 라면 하나 먹고.. 하산하기 전.. 마지막으로 풍경을 눈에 담아볼까 하고 바라보니.. 벌써 운해가 많이 걷혀 나갔네요.. 은근 아슬아슬한 타이밍이었군요.. 이제 바랑재 쪽으로 하산합니다. 계단을 내려오자 마자 꼬리표 있는 왼쪽길로 가면 됩니다. 84년에 실종된 13살 남아를 찾는 캠페인이 붙어있네요.. 84년이면.. 지금은 50살이 넘으셨으려나.. 나보다도 나이가 많으신 어린이... 아.. 아닙니다. 저분은 과연 찾으셨는지 모르겠네요.. 이쪽길도 급경사긴 하지만.. 8봉 넘어 올라오는 길에 비교하면 꽃길입니다. 정상만 올라올 요량이면 이쪽길을 선택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이제 여덟개 봉우리 뒤편 운해는 거의 걷혔네요.. 잘있어~~ 담에 또 보자.. 여긴 힘들어도 또 오고 싶어질 거 같아~~ 큰형한테 담에는 좀 살살해달라고 말 좀 잘해줘.. 오늘도 안전하산~
산행일자
2024년 6월 26일 오전 5:00
등산코스
더보기소요시간
- 등산
2시간 30분
- 하산
1시간
- 등산
난이도
매우어려움
